영업사원이 고객에게 술을 사주는 순간, 관계의 주도권은 누구에게 있을까요?
저는 약 5년간 B2B 기술영업을 하면서 누적 100억 원의 매출을 만들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고객과 술을 마시거나 접대를 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물론 술자리나 접대가 영업에 도움이 되는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그것이 반드시 필요한 영업 방식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거래의 중심은 서로 필요한 가치입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고객과 공급업체는 일방적으로 베풀고 받는 관계가 아니라, 서로 필요한 가치를 교환하는 관계이기 때문입니다.
술이나 접대가 거래의 중심이 되면 영업사원은 고객에게 무엇인가를 제공하고, 고객은 그에 대한 보답으로 계약을 해주는 듯한 관계가 형성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됩니다.
계약이 일종의 호의에 대한 보답으로 인식되면, 고객은 자신이 우위에 있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때로는 계약과 무관한 요구나 불합리한 부탁까지 들어줘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반면 제품과 서비스의 가치를 인정받아 계약했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고객은 자신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제품과 서비스를 구매하고, 공급업체는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받습니다.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베푸는 것이 아니라, 상호 합의에 따라 성립하는 동등한 거래입니다.
접대에 쓸 시간과 비용을 고객의 문제에 씁니다
그렇다면 술자리나 접대 없이 고객의 신뢰를 얻으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요?
저는 그 시간과 비용을 다른 곳에 투자했습니다.
고객이 필요로 하는 기술적 정보를 정확하게 제공하고, 문의에는 최대한 신속하게 대응하고, 고객이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문제까지 함께 고민했습니다.
수주 이후에도 납품과 사후관리까지 책임지려고 노력했습니다.
서로에게 감사하는 고객관계를 만듭니다
흥미로운 점은 오히려 계약 이후 고객에게 감사하다는 이야기를 듣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입니다.
좋은 제품을 공급해 줘서, 빠르게 대응해 줘서, 어려운 문제를 해결해 줘서 고맙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저 역시 고객에게 감사했습니다. 수많은 공급업체 중 저희 회사를 선택해 주었으니까요.
서로가 서로에게 감사할 수 있는 관계였습니다.
신뢰의 중심에는 문제 해결과 책임이 있습니다
물론 술이나 접대가 없다고 해서 모든 고객과 대등한 관계가 형성되는 것은 아닙니다. 제품 경쟁력과 대체 가능성, 시장 구조에 따라 협상력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고 생각합니다.
영업사원이 고객에게 제공해야 할 가장 중요한 가치는 접대가 아니라,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과 끝까지 책임지는 태도입니다.
저는 이것이 장기적으로 훨씬 건강한 B2B 고객관계를 만드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네이버 블로그에 2026.10.09 처음 게시한 글을 홈페이지 칼럼으로 옮겼습니다. 원문 보기 (새 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