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사 제품을 추천할 수 있는 영업사원, 어떻게 보십니까? 실제로 저는 고객에게 경쟁사 제품을 추천한 적이 꽤 있습니다. 우리 제품을 판매해야 하는 사람이 다른 회사 제품을 권한다니, 의아하게 들릴 수 있습니다.

한번은 고객이 제게 이렇게 물었습니다. ‘과장님은 다른 회사 제품 추천하면 사장님이 뭐라고 안 하세요?’ 충분히 나올 수 있는 질문입니다. 당장 그 제품의 매출은 경쟁사에 돌아가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저는 이 행동이 고객에게 영업사원의 태도를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매출로 이어지지 않는 선택까지 함께 고민하는 사람이, 정작 자신의 제품을 판매할 때는 어떻게 일할지 고객도 기대해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경쟁사 제품이 실린 카탈로그를 설명하는 영업사원과 의아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고객
AI로 제작한 개념 이미지

고객은 추천하는 제품과 함께 영업사원의 태도도 봅니다

고객은 영업사원에게 판매 목적이 있다는 것을 압니다. 좋은 설명을 들으면서도 그 제품이 정말 자신에게 맞는지, 판매를 위해 장점만 강조하는 것은 아닌지 판단합니다. 그래서 무엇을 추천했는지만큼 왜 그것을 추천했는지도 중요합니다.

다른 회사 제품까지 살펴보고 고객에게 맞는 선택을 도와주는 행동에는, 당장의 구매를 넘어 고객의 상황을 이해하려는 태도가 담길 수 있습니다. 고객 입장에서는 이 사람이 어느 회사 제품인지에 앞서 자신의 필요를 제대로 보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장면입니다.

그런 사람이 이후 우리 제품을 제안한다면 고객도 그 설명을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필요에 따라 다른 선택지를 이야기할 줄 아는 사람이 이번에는 왜 자기 제품을 권하는지 들어볼 이유가 생깁니다.

고객을 위해 다른 제품까지 검토하는 영업사원이라면, 자신의 제품을 판매하고 책임져야 하는 상황에서는 얼마나 고민하고 움직일지 기대하게 될 수 있습니다. 저는 이 지점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추천에는 시점과 대상, 목적이 분명해야 합니다

물론 경쟁사 제품을 추천한다는 행동만으로 좋은 영업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언제 추천해야 하고, 어떤 제품을 추천할 수 있으며, 언제는 추천하면 안 되는지 구분해야 합니다. 설명하는 방식과 그 판단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도 명확해야 합니다.

우선 고객이 해결하려는 문제가 무엇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필요한 성능과 사용 조건, 예산, 납기, 유지관리 요구가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우리 제품도 경쟁사 제품도 제대로 추천하기 어렵습니다. 가격이 싸다거나 이름이 익숙하다는 이유만으로 선택을 대신해 줄 수는 없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 제품의 강점이 고객의 현재 용도에서는 크게 필요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또는 고객이 반드시 필요로 하는 조건을 다른 제품이 더 잘 충족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라면 대안을 소개할 근거가 생깁니다. 반대로 우리 제품이 고객의 요구에 잘 맞는다면, 그 이유를 분명히 설명하고 적극적으로 제안해야 합니다.

중요한 것은 자신이 어떤 기회를 제안하고, 어떤 기회에서는 다른 대안을 소개하는지 이해하는 것입니다. 고객을 돕는다는 취지와 함께, 우리가 잘할 수 있는 영역과 회사의 사업적 판단도 살펴야 합니다. 추천 역시 영업사원의 판단이 필요한 일입니다.

추천할 수 있는 제품과 책임질 수 있는 설명의 범위를 알아야 합니다

다른 회사 제품을 추천하려면 그 제품도 충분히 알아야 합니다. 우리 제품과 무엇이 다른지, 어떤 사용 조건에서 장점이 있는지, 서비스나 유지관리에서 확인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고객은 우리가 건넨 추천을 참고해 비용과 시간을 투입합니다. 따라서 확인하지 않은 품질이나 성능을 확실하다고 말하거나, 다른 업체가 제공할 납기와 서비스를 대신 약속해서는 안 됩니다. 알고 있는 사실과 추가로 확인해야 할 사항을 구분해서 전달해야 합니다.

추천은 비교할 대안과 판단 근거를 제공하는 일입니다. 고객이 다른 업체에 무엇을 물어보고 어떤 조건을 확인해야 하는지까지 짚어주면, 고객도 자신의 상황에 맞춰 검토할 수 있습니다.

우리 제품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 경쟁사로 넘기는 것과, 양쪽 제품을 이해한 뒤 적합한 선택지를 소개하는 것은 고객에게 전혀 다른 경험을 줍니다. 제대로 추천하려면 우리 제품을 더 잘 알고 있어야 합니다.

‘저쪽 제품이 좋습니다’보다 구체적인 이유가 필요합니다

추천할 때는 어떤 조건 때문에 그 대안이 적합하다고 판단했는지 설명해야 합니다. 모든 면에서 우월하다는 식의 막연한 평가는 고객의 결정을 돕기 어렵습니다. 이번 용도에서 중요한 기준이 무엇이고, 그 기준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 이야기하는 편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고객이 필요한 기능과 사용 범위를 먼저 정리하고, 그 범위를 충족하는 대안을 소개할 수 있습니다. 이후 용도가 확대되거나 다른 조건이 중요해질 때는 어떤 부분을 다시 비교해야 하는지도 설명할 수 있습니다. 현재의 추천이 어느 범위에서 유효한지 알려주는 것입니다.

이렇게 설명하면 우리 제품의 강점도 더 분명해집니다. 지금 고객에게 필요한 조건을 기준으로 선택을 도왔기 때문에, 다음에 다른 요구가 생겼을 때도 어떤 제품을 검토해야 할지 대화를 이어갈 수 있습니다.

경쟁사 제품을 공부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비교를 통해 우리 제품의 장점과 한계를 더 정확히 이해하고, 어떤 고객에게 어떤 제안을 해야 할지 판단할 수 있습니다. 그 지식이 있어야 추천에도 설득력이 생깁니다.

무엇을 얻으려는지 알아야 관계도 이어갈 수 있습니다

경쟁사 제품을 추천하면서 아무런 목적도 없이 매출을 양보하자는 뜻은 아닙니다. 고객의 선택을 돕는 과정에서 어떤 신뢰를 쌓고, 어떤 역할을 맡으며, 이후 어떤 대화를 이어갈 것인지 생각해야 합니다.

고객이 제품을 검토할 때 먼저 의견을 묻는 사람이 될 수도 있고, 우리가 잘하는 분야에서 새로운 과제가 생겼을 때 연락받는 사람이 될 수도 있습니다. 모든 구매를 우리에게 가져오게 할 수는 없어도, 중요한 판단을 함께할 수 있는 관계를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추천 이후의 연락도 자연스럽게 이어갈 수 있습니다. 검토는 잘 진행됐는지, 필요한 조건을 확인했는지, 처음 해결하려던 문제는 풀렸는지 묻는 것입니다. 고객의 상황을 계속 이해하면 나중에 우리 제품이 필요한 시점도 더 정확히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다만 경쟁사 제품을 추천했다고 해서 다음 거래를 보장받는 것은 아닙니다. 이후 우리 제품을 제안할 때도 적합한 솔루션과 납득할 만한 조건을 갖춰야 합니다. 신뢰는 그 제안을 진지하게 검토할 이유가 될 수 있고, 실제 선택은 그때의 요구에 맞는 가치를 제시하면서 만들어가야 합니다.

작은 건 경쟁사에서, 큰 건 저희에게 구매한 고객

앞서 다른 회사 제품을 추천해도 괜찮으냐고 물었던 고객은 작은 건 경쟁사 제품을 구매했습니다. 그리고 큰 건 저희 제품을 구매했습니다.

저는 이 경험을 떠올릴 때마다, 고객에게 어떤 영업사원으로 기억될 것인지 생각합니다. 내 제품을 제안하는 순간뿐 아니라 고객의 선택을 돕는 과정에서도, 내가 어떻게 판단하고 일하는 사람인지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경쟁사 제품을 추천할 수 있다는 것은 우리 제품을 팔 자신이 없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어떤 고객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이해하고, 우리 제품을 제안해야 할 때 그 이유를 자신 있게 설명할 수 있다는 의미가 될 수 있습니다.

무엇을 팔 것인지와 함께, 고객의 판단에 어떤 도움을 줄 것인지도 고민해 보면 좋겠습니다. 그 과정에서 쌓인 신뢰가 다음 제안을 이어갈 기반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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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블로그에 2026.10.19 처음 게시한 글을 홈페이지 칼럼으로 옮겼습니다. 원문 보기 (새 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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