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드콜이 두려운 이유 중 하나는, 내가 가진 상품이 고객에게 도움이 된다는 확신이 없기 때문입니다.

전화를 걸 번호는 준비되어 있고, 소개할 내용도 있습니다. 그런데 막상 수화기에 손이 가지 않습니다. 바쁜 사람을 방해하는 것은 아닐지, 관심도 없는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아닐지, 첫마디를 듣자마자 전화를 끊으면 어떨지부터 생각하게 됩니다.

거절이 반가운 사람은 없을 겁니다. 다만 저는 그 두려움을 줄이는 데 상품에 대한 이해와 확신이 큰 역할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고객에게 왜 연락하는지, 내가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가 분명해지면 전화를 거는 마음부터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고객에게 전화할 이유가 분명해지면

내 상품이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거나 사업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영업사원에게는 먼저 연락할 이유가 생깁니다. 아직 고객이 우리 상품을 모르기 때문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선택지를 소개하는 것입니다.

반대로 내가 생각해도 그 고객이 왜 우리 상품을 검토해야 하는지 설명하기 어렵다면, 전화 한 통도 부담스러워집니다. 고객의 시간을 달라고는 해야겠는데, 그 시간을 통해 무엇을 줄 수 있는지 스스로도 분명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콜드콜을 앞두고 망설여질 때는 이런 질문을 먼저 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 고객은 어떤 문제를 겪을 가능성이 있는가. 내 상품은 그중 무엇을 해결할 수 있는가. 고객이 내 이야기를 들어볼 만한 이유는 무엇인가.

이 질문에 구체적으로 답할 수 있을수록, 전화를 걸기 전의 막연한 두려움은 줄어듭니다.

확신은 목소리와 설명하는 방식에 드러납니다

저는 B2B 영업을 설명할 때 ‘에너지’나 ‘확신’처럼 구체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말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영업에서는 제품과 조건, 고객의 요구와 판단 근거를 이야기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그런데 콜드콜에서는 이런 차이를 부정하기 어렵더군요. 같은 상품을 소개하더라도 자신이 왜 전화했는지 알고 있는 사람은 목소리의 톤과 설명하는 방식이 달라집니다. 고객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을 말할 때 주저함이 줄고, 질문을 받아도 대화를 이어갈 여유가 생깁니다.

목소리를 무조건 크게 하거나, 밝고 씩씩하게 말하자는 뜻은 아닙니다. 자신이 설명하는 내용을 이해하고 있으면 불필요하게 말을 늘어놓지 않아도 됩니다. 무엇을 먼저 설명하고 어떤 질문을 해야 할지 정리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전화에서는 표정이나 몸짓보다 목소리와 말의 내용에 의존하게 됩니다. 처음에는 만날 생각이 없던 고객도 대화를 듣다가 ‘이 사람은 한 번 만나볼까?’ 하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저는 그런 마음의 변화에 영업사원의 확신이 영향을 준다고 봅니다.

경쟁사 홈페이지를 늘 열어두었던 이유

그렇다면 상품에 대한 확신은 어디에서 생길까요. 저는 충분한 공부와 비교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상품이 좋다는 설명을 외우는 것만으로는 고객의 질문에 답하기 어렵습니다.

저는 전 직장에서 우리 회사 홈페이지는 열어두지 않아도, 경쟁사 홈페이지는 항상 컴퓨터에 띄워두곤 했습니다. 그만큼 경쟁사를 의식했고, 많이 연구했습니다.

우리 제품만 보면 무엇이 강점인지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경쟁사가 어떤 제품을 내놓고 무엇을 강조하는지 알아야, 고객이 우리 제품을 어떤 선택지와 비교할지도 생각할 수 있습니다. 고객 입장에서는 여러 업체 중 하나를 골라야 하니, 영업사원도 그 비교를 이해하고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성능이 비슷한 제품이라도 납기, 사용 조건, 유지관리, 서비스 범위에 따라 고객이 느끼는 가치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어떤 차이가 있는지 알고, 그 차이가 이 고객에게 중요한지까지 확인할 수 있어야 합니다.

경쟁사를 연구할수록 우리 상품을 왜 선택해야 하는지, 어떤 고객에게 제안해야 하는지를 더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저에게는 그 공부가 정말 강력한 무기가 됐습니다.

상품을 아는 것과 고객에게 줄 도움을 아는 것

상품의 사양을 많이 알고 있다고 해서 모든 고객에게 할 말이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그 사양이 고객의 업무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까지 연결할 수 있어야 합니다.

가령 작업시간을 줄일 수 있는 장비라면, 고객의 어느 공정에 시간이 많이 들고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유지관리가 편한 제품이라면, 고객이 현재 어떤 불편을 겪는지 물어볼 수 있어야 합니다. 같은 장점도 고객의 상황과 만나야 제안할 이유가 됩니다.

전화를 걸기 전에 세 가지를 짧게 적어보면 좋겠습니다. 연락하려는 고객, 그 고객에게 예상되는 문제, 그리고 우리 상품으로 도울 수 있는 부분입니다. 여기에 그 설명을 뒷받침할 자료나 확인할 질문까지 준비하면 첫 대화가 훨씬 구체적이 됩니다.

아직 고객의 상황을 모른다면 확인하는 질문부터 시작할 수 있습니다. 도움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연락하되, 실제로 필요한지는 대화를 통해 알아보는 것입니다. 그래야 확신을 가지고 설명하면서도 고객의 말을 들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준비해도 고객이 만나주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미 다른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했거나, 지금은 검토할 시기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연락할 이유를 준비해 두면 거절을 받았을 때도 무엇이 맞지 않았는지 돌아보고 다음 제안을 보완할 수 있습니다.

저도 제 상품을 들고 전화하려니 망설여집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지금 강의와 컨설팅을 하면서 스레드와 링크드인에 글을 쓰는 이유 중에는 콜드영업을 하기 싫다는 마음도 있습니다.

콜드영업을 이야기하고 가르치는 저도, 막상 제 상품을 들고 먼저 연락하려니 쉽게 손이 가지 않습니다. 전 직장에서 장비를 판매할 때 쌓았던 익숙함이 새로운 상품에 그대로 따라오는 것은 아니더군요.

제가 경험한 영업을 설명하는 것과, 그 경험이 어떤 기업과 영업조직에 도움이 되는지 제안하는 것은 별개의 준비가 필요합니다. 누구에게 어떤 강의가 필요한지, 컨설팅에서는 어떤 고민을 함께 풀 수 있는지 제 언어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제는 직접 콜드영업도 해보려고 합니다. 제가 가진 경험과 강의가 누구에게, 어떤 도움이 될 수 있는지 조금씩 확신이 생기고 있기 때문입니다.

내가 고객에게 줄 수 있는 도움이 무엇인지 알게 되면, 전화를 걸 이유도 생깁니다.

수화기 앞에서 망설이고 있다면, 내 상품이 그 고객에게 왜 필요한지부터 적어보면 좋겠습니다. 답이 흐릿하다면 상품과 경쟁사, 고객을 조금 더 연구해야 합니다. 답이 구체적이라면 그 이유를 가지고 먼저 연락해 볼 수 있습니다.

저도 이제 그 확신을 가지고, 제 상품을 소개하는 전화를 걸어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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